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생애 말기 의료비 지출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임종 직전 무의미한 적극적 치료와 입원 중심 의료 이용이 비용 상승을 부추기면서 호스피스·완화의료 체계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호스피스·완화의료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사망자의 의료비는 사망 전 3개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가운데 사망 전 1개월 동안의
의료비 비중은 2016년 25.4%에서 2023년 26.9%로 꾸준히 상승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우리 의료체계가 환자의 ‘존엄한 마무리’보다는 ‘치료 연장’에 집중된 구조임을 지적했다.
임종 직전 항암치료나 중환자실 이용률은 국제적 수준과 유사했지만 반복적 재입원과 장기 입원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스피스 서비스의 경제성도 주목된다. 연구 결과 호스피스를 이용한 환자는 비이용자 대비 약 49%의 진료비 절감 효과를 보였다.
다만 서비스 유형에 따라 차이가 컸다. 가정 기반 호스피스는 의료비 절감 효과가 뚜렷해 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반면,
입원 기반 호스피스는 비이용자보다 진료비가 약 2.4배 높은 것으로 분석돼 현행 입원 중심 구조가 재정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문제는 서비스 이용 시점이다. 전체 이용자의 80% 이상이 사망 직전 60일 이내에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적극적 치료가 불가능해진 이후에야 진입하는 ‘구조적 지연’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고령화와 질병 구조 변화에 따라 2040년에는 장기부전,
신경퇴행성 질환 등 비암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중이 현재보다 약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호스피스 관련 진료비 역시 2040년까지 최대 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해외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독일은 환자 필요도에 따른 단계별 완화의료 전달체계를 구축했으며,
대만은 건강보험 체계 내 호스피스를 통합하고 비암성 질환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일본은 지역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한 통합 돌봄 네트워크, 이른바 ‘커뮤니티 케어’ 모델을 운영 중이다.
강희정 선임연구위원은 “입원 중심의 고비용 구조를 지역사회와 가정 기반의 다층적 돌봄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암 중심의 단기 서비스에서 벗어나 비암성 질환과 노인 돌봄을 포괄하는 ‘생애 전 주기 돌봄 모델’로의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비용 진료 중심의 보상 체계를 통합 돌봄형 구조로 개편해 의료 이용의 비효율을 줄여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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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간호사신문(https://www.nurs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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