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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간호사의 병원 적응을 돕는 ‘프리셉터십(교육 전담제)’ 시스템에서 선배와 신규 간호사가 서로의 심리 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선배의 스트레스가 후배의 이직 의사에 영향을 주고, 거꾸로 후배의 긍정적인 태도가 선배의 번아웃을 예방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동서간호학연구지>에 게재된 ‘프리셉터와 프리셉티 간호사의 직무 스트레스 및 만족도’ 연구(현승주·이윤신·신성희 공저)에 따르면 간호사 개인이 느끼는 심리적 상태는 본인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고스란히 전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서울 소재 5개 종합병원의 간호사 108쌍(216명)을 분석한 결과 선배(프리셉터)의 직무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신규 간호사(프리셉티)의 직무 만족도가 낮아지는 ‘상대방 효과(Partner Effect)’가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는 선배 간호사가 본래의 환자 간호 업무와 신입 교육을 병행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교육의 질이 떨어지거나 관계가 경직돼 결국 신규 간호사의 현장 적응을 방해하게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대로 신규 간호사의 긍정적인 가치관 역시 선배에게 영향을 미쳤다. 신규 간호사가 간호직에 대한 확고한 자부심(간호전문직관)을 가질수록 그를 가르치는 선배 간호사의 소진 증상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간호전문직관’은 스트레스가 소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차단하는 완충제 역할을 했다. 직무 스트레스가 높더라도 간호사로서의 소명 의식이 확고한 경우에는 만족도가 높게 유지되는 매개 효과가 확인됐다.
현재 프리셉터 간호사들은 본인의 환자를 돌보면서 신규 간호사 교육까지 도맡아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선배 간호사의 직무 스트레스 지수는 2.43점으로, 신입 간호사(2.28점)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프리셉터십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두 사람이 8주간 밀접하게 교감하는 상호 의존적 관계”라며 “어느 한쪽의 희생이 아닌 두 사람의 관계 역동을 고려한 심리 중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간호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높은 이직률 문제 해결을 위해 선배와 신규 간호사 각각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선배 간호사에게는 교육 전담 업무에 따른 합당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실질적인 업무 강도를 낮추는 등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며, 신규 간호사에게는 간호 전문직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현장 적응력과 직무 만족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연구돼 온 간호사들의 심리 요인을 ‘쌍(Dyad)’의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간호사 인력 관리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