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입원 환자의 가장 큰 원인이 손상이며, 특히 ‘추락·낙상’ 사고가 전체 손상 입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에서 낙상으로 인한 입원이 급증하고 있어, 연령 및 성별을 고려한 맞춤형 예방 정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질병관리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퇴원손상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약 787만 명의 국내 입원 환자 중 123만 명(15.6%)이 손상으로 병원 신세를 졌으며, 이는 암(11.7%)이나 소화기계통 질환(11.3%)보다 높은 수치로 입원 사유 1위를 기록했다. 10년 전보다 손상 입원 환자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주요 질병군을 상회하며 체계적인 손상 예방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손상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51.6%에 달하는 추락·낙상이었다. 주목할 점은 고령층에서 낙상에 의한 입원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특히 75세 이상 여성의 낙상 입원율은 0∼14세 여성 대비 무려 27.5배나 높았다. 2013년과 비교했을 때 낙상 입원율이 49.9% 증가한 반면, 교통사고는 40.6% 감소해 고령화 사회의 손상 유형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된다.
중독 손상 또한 중요한 문제였다. 특히 15∼24세 연령대에서는 의도적 자해 목적의 중독이 89.2%에 달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용된 물질은 대부분 항정신성 약물이었다. 55세 이상에서는 살충제·제초제를 통한 자해가 많았다.
전체 연령대에서 의도적 자해로 인한 입원은 65세 이상 노인이 가장 많았고, 청소년이 그 뒤를 이었다. 성별로 보면 여성 청소년(92명)이 남성 청소년(23명)의 4배에 달했고, 고령층 역시 여성의 입원율이 더 높아 성별에 따른 맞춤형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손상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도로 및 보도였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은 주거지에서, 남성은 산업현장에서의 손상이 두드러져 성별에 따른 손상 발생 장소의 차이를 보였다.
손상 환자의 평균 재원일수는 13일로 비손상 환자보다 6일 더 길었고, 나이가 많을수록 입원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여 고령층 손상이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질병청은 이러한 손상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이미 어린이 체험활동 안전교육(4월), 노인 낙상 예방 프로그램(6월),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수칙 보급 등 실질적인 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 자세한 ‘2023년 퇴원손상통계’는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www.kdca.go.kr/injury)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연구 목적으로 원시자료도 신청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