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맘이 지친 날은 / 마루 끝에 앉아 / 하늘을 보자 // 눈을 감고 가만히 / 쏟아지는 햇살을 안아보자 // 뺨에 스치는 / 바람 소리를 들어보자 // 힘들었구나 // 오늘 하루 / 살아 내느라 애썼어” (시 ‘오늘도 애썼어’)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애 간호사가 시집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세요”를 펴냈다.
시집에는 ‘나는 간호사’ ‘내 마음이 울고 있어요’ ‘내가 사랑하는 건’ ‘어머니’ ‘집으로 가는 길’ 등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전하는 시 45편이 수록됐다.
바람이 소리 내어 우는 겨울 숲을 지나, 토닥토닥 안아주는 수줍은 봄날의 햇살, 네 그림자를 닮은 비가 내린 여름, 빛바랜 청춘을 불러낸 꿈결 같은 가을까지 자연으로 품어낸 치유의 시어들이 울고 있는 여린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이정애 시인은 “누군가의 상처를 누군가의 아픔을 보살피는 직업 간호사로 살았지만, 정작 나는 위로받을 곳이 없어 울었던 날이 많았다”며 “이제 나를 위로하고,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응원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어 시를 쓴다”고 밝혔다.
이어 “세상이 내게 너무 혹독하다고 느끼는 날, 일상에 지치고 상처받은 날, 내 맘을 안아준 것처럼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길 바란다”며 “이 시집이 간호사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에는 이정애 시인이 각각의 시를 직접 쓰고 그린 캘리그래피와 그림이 함께 실려 있어 눈길을 끈다. 또 ‘나는 간호사’를 비롯한 13편은 시 하단에 인쇄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시낭송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이정애 시인은 공주대를 졸업했으며, 병원과 장애인복지시설 등에서 일했다. 현재 천안 소재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9년 “대한문학세계” 시부문을 통해 등단했다.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문학어울림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어울림 동인 시집 제3집” “2022 명인명시 특선시인선”에 작품이 수록됐다.
<시음사 펴냄 / 128쪽 / 값 15,000원>
나는 간호사
누군가 말했다
천사도 아프냐고
나는 아파서도 안 되고
눈물도 슬픔도 꼬깃꼬깃
하얀 제복 아래 감추어 두었다
사람들은
지친 천사의 뒷모습을
본 적 있을까
펑펑 울고 싶은 날이
너무나 고단하여 주저앉고 싶은 날이
무심코 던지는 상처로
멍들어 가는 아픈 가슴이
천사에게도 있다는 걸 알까
나는 자유롭고
행복하길 바라고
열정적으로 나의 삶을 사랑하는
나는 간호사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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