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필 때〉가 나오기까지 3분 37초짜리 영상 한 편에 컷이 22개 들어갑니다. AI로 만들면 빠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컷마다 얼굴이 바뀌고 옷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찍기 전에 세 장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인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 골짜기가 어떤 곳인지, 복숭아와 꽃가지가 어떤 모양인지. 이걸 마스터 시트라고 부릅니다. 이 세 장을 매번 레퍼런스로 물려서 컷을 뽑았습니다.
콘티도 똑같이 짰습니다. 컷 번호, 카메라 앵글, 대사까지 한 장에 정리하고 시작했습니다. 프롬프트를 던지기 전에 결정할 걸 다 결정해두는 겁니다.
마지막 네 장은 같은 자리에서 계절만 바꾼 겁니다. 카메라 위치도, 나무 줄도, 흙길도, 뒤에 능선도 그대로 두고 여름에서 봄까지 돌렸습니다. 주인공이 골짜기에서 나왔을 때 계절이 몇 번 지나 있었다는 걸 말로 설명하지 않으려고 만든 컷입니다.
도구가 바뀌어도 정해야 할 건 그대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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