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의 잇따른 항공기 고장·지연에 휴가철을 앞둔 소비자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오는 11개 국적항공사에 대한 특별점검 지시를 내렸지만 소비자 불안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문가는 최근 항공기 고장·지연에 정비사 인원 확대와 예방 정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한항공 정비사들이 정비격납고에서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 대한항공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11개 국적사별 정비관리체계 등에 대한 전수점검을 실시한다.
앞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6월 26일 인천국제공항 내 대한항공 정비고를 찾아 여름철 성수기 대비 안전관리 계획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안전하지 않은 항공기에는 단 한 명의 국민도 태울 수 없다는 기치 아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운항이 가능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이번 현장 점검은 최근 국적사들의 고장 등으로 항공편 지연·회항 등 승객들의 불편이 잇따르자 현장 안전 제고를 위해 이뤄졌다.
대한항공은 6월 22일 인천발 대만 타이중행 항공기가 여압 장치 이상으로 회항하며 부상자 18명이 발생했다. 티웨이항공은 6월 13~15일 항공기 4편의 기체 결함 등으로 운항이 최대 20시간 지연되기도 했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경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라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노선을 넘겨받고 취항을 앞두고 있어 안전 운항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이 기체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이유 중 하나로 정비사 부족이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사들은 승객 확대에 발맞춰 항공기 도입을 지속 늘렸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정비 사 수는 줄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을 제외한 11개 여객 국적사의 전체 정비사 수는 5606명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5924명) 대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2019년 당시 여객 국적사는 9개사로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2개사가 포함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정비사 수가 더욱 부족하다.
운항편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에어인천을 제외한 10개 여객 국적사의 국제선 출·도착 기준 운항편은 올해 1~5월 기준 13만4918편으로 2019년 같은 기간 14만5033편 대비 93% 회복됐다.
앞으로 국적사별 항공기 도입이 늘고 운항편이 확대될 수록 정비사 확대 필요성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운항편이 대폭 늘며 기체의 피로도가 누적돼 꼼꼼한 정비와 계절별 예상 가능한 고장을 미리 정비하는 예방 정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권보헌 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당시 항공기가 많이 운항되지 않으며 정비 인력이 감축됐다”며 “최근 기체 결함의 경우 2023년부터 운항이 본격적으로 많아지면서 항공기 피로도가 누적된 데다 운항이 대폭 늘면서 쉴틈 없이 돌아가다 보니 점검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했거나 예후를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권 교수는 “예방 정비가 중요한데, 계절별 결함 통계를 보면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기체 에어컨 시스템, 여압 계통에서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지상과 공중간 기온차가 더욱 커져 기체에 수축·팽창이 일어나며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함 발생하더라도 대처가 중요하다”며 “이륙 전 결함이 발생해도 꼼꼼하고 신속한 정비 등 조치를 잘하면 문제가 없지만 항공사가 제대로 대처 못하고 결함이 승객 부상 등으로 이어지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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